마케팅 비용을 쓰는 이유는 경쟁사보다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우리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경험한 고객이 우리 회사 상품과 서비스를 재구매하고, 주변에 알리도록 해서 그 다음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 단계가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게 셋팅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셋팅없이 마케팅을 하면 셋팅된 곳들보다 10배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비슷한 성과를 겨우 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 카테고리에서 차별화 시킬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마케팅 하기 전에 차별화 [이커머스 파트]
“제품만으로 차별화시키는 건 쉽지 않은 세상 같아요.” 좋아하는 후배이자 촉망받는 마케터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커머스를 염두에 두고 있던 후배는 모두가 좋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완전히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에서도 차별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했는데요.
저는 고민 없이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고민 없이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어떻게 차별화가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아래 같이 답했습니다.제품이 똑같다면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느냐?로 차별화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왜 이 사람에게 혹은 이 기업에게 사야 하느냐? 혹은 왜 지금 사야 하느냐를 가지고 차별화시킬 수 있습니다.
왜 이 기업(사람)에게 사야 하느냐로 차별화하는게 어떤 방식이냐구요?
3가지 정도로 정리해봤습니다.
1.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 기업은 제품 사용 튜토리얼 영상을 여러 편 제공하고 있다면 이 기업에게 살 이유가 될 것입니다. 더 전문성이 있어 보이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해결책을 잘 제시해 줄 것 같으니까요.
2. 오랜 기간 동안 그 제품을 팔아온 것도 그 기업에게 살만한 이유가 됩니다. 혹은 다른 제품 말고 그 제품만 팔아온 것도 그 기업에게 살만한 이유가 됩니다. 상품 판매한 지 1개월 된 곳보다 1년 된 곳에서 사는 게 안전하게 느껴집니다.
전자제품, 속옷, 액세서리 다양하게 판매하는 곳보다 전자제품만 판매하는 곳에서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게 안전하게 느껴집니다.
여러 카테고리 상품을 동시에 마케팅 하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3. 제품을 산 고객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http://bit.ly/navicafe)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다른 곳과 같은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차별화 포인트가 됩니다. 이 역시 구매할 때 안전한 감정을 좀 더 느끼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똑같다면, 고객이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나중에 어떤 제품을 판매하게 될지 몰라도 자기 관심사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작하고 업로드하고 나중에 마케팅 비용을 쓰라고 미션을 드립니다.
“아무래도 관심사를 바탕으로 창업아이템을 결정할 확률이 높을 텐데 그 아이템을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콘텐츠로 남긴 궤적이 스토리가 되고, 차별화 포인트가 됩니다.
미래에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관심사를 바탕으로 온라인상에 남기는 콘텐츠가 훗날 분명히 효도를 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마케팅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게 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목격하고도 있고요.
마케팅 하기 전에 차별화 [서비스업 파트]
아주 출중한 실력을 가진 몇몇 분들이 계시지만, 머리 잘 자르는 것만으로는 차별화를 시키기 어려운 게 헤어숍과 디자이너분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교육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헤어숍에서 최근 커트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출중한 실력을 가진 디자이너분들이 계시지만, 머리 잘 자르는 것만으로 차별화 시키기 어려운 게 헤어숍과 디자이너분들의 고민입니다. 교육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헤어숍(http://www.junohair.com/)에서 커트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피곤한 상태로 있었는데, 컷을 마칠 때쯤 반복적인 패턴이 눈에 띄어서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커트를 한 뒤에 머리를 감으러 이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시원하게 부탁드립니다.
네, 시원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제 눈 앞에서 디자이너님이 보조 디자이너님에게 말을 했고, 보조 디자이너님은 그 말을 반복했습니다. “시원”이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남은 채로 이동했습니다.
머리를 감기 위해 의자에 앉았는데, 보조 디자이너님이 다시 한번 이야기합니다. “시원한 샴푸로 감아드리겠습니다.” 샴푸가 끝난 뒤에는 “시원하게 헹궈드리겠습니다.”라고 마무리 멘트를 하셨습니다.
(실제로 멘솔 샴푸로 감아서 시원함이 느껴지는 상황) 머리 손질하기 전에도 두피 손상을 완화하는 시원한 액체(화~한)를 뿌려주셨습니다.
왁스 손질하기 좋은 짧은 머리로 커트했고 다른 미용실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는 헤어 스타일입니다. 커트 스타일만 가지고 차별화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그 시원한 샴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객에게 이런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만으로 차별화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면 고객에게 어떤 정서적 경험을 줄 수 있나를 고민해서 직원 교육과 콘텐츠로 풀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고객 응대 과정이 셋팅된 뒤에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는게 확실히 효과적이겠지요?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적 감정 하나를 멘트에 담아서 반복하고, 그에 응당한 서비스 하나를 강화하는 것은 적은 노력을 들여서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됩니다.
#외식업에서 차별화#외식업에서 차별화
마케팅 하기 전에 차별화 [외식업 파트]
외식업에서도 음식만 가지고 차별화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좋은 재료와 특별한 레시피로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외식업에서의 차별화는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요?
다른데서 파는 메뉴라도 고객이 다양한 차원의 맛을 경험할 수 있게 설계하고 스토리를 담아서 전달하는 사례를 마지막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집 근처에 와이프가 좋아해서(장모님도..) 종종 가는 중화요릿집이 있습니다.
꿔바로우가 유명한 집입니다.(냠냠) 주말에 가족과 산책 중에 방문해서 식사를 했습니다. 저희 옆 테이블에도 어김없이 꿔바로우가 나오는 중이었는데 오늘 처음 방문한 손님들이었습니다.
“처음 오셨으니 꿔바로우 먹는 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꿔바로우+대파+고추냉이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냥 취향대로 먹으면 될 것 같은데 처음 온 손님에게는 꼭 시간을 들여서 꿔바로우 먹는 법을 알려줍니다.
친절히 가위로 잘라주면서 먹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서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직원분의 멘트가 들려왔습니다.
“꿔바로우 잘 시키셨어요, 여기가 꿔바로우 맛집이거든요”
처음 온 손님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직원분이 먹는 법을 알려주시는데, 아주 간단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드시고, 두 번째는 대파를 올려서 드세요. 그 다음은 고추냉이까지 얹어서 드셔 보세요”
이 단순한 안내를 통해서 고객은 여러 조합의 꿔바로우 맛을 단계별로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옆 테이블 고객분들은 그 순서대로 먹으면서 매번 달라진 맛에 대해서 품평을 했습니다.
이렇게 절차에 따라먹는 법을 배웠으니 다음번에 친구를 데려오면 생색내면서 설명할 스토리가 생깁니다. (실제로 저를 데리고 갔던 친구도 그랬습니다.)
고객이 음식점을 대신해서 스토리를 전파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은 고객이 쉽게 스토리를 전파할 수 있도록 음식점이 환경을 세팅한 것이기도 하고요.)
먹는 법 설명이 끝나니 더 기가 막힌 직원분의 멘트가 들렸습니다.
“오늘 꿔바로우 드셨으니, 다음번에는 누룽지탕 드셔 보세요. 많이들 좋아하세요”
꿔바로우 가격의 약 2배 되는 누룽지탕을 자연스럽게 추천합니다. 지금이 아니라 다음번에 드셔 보라고 말해서 부담스럽게 들리지 않습니다.
이전에 먹어 본적이 있는데 역시나 맛있고, 함께 드신 분들이 다 좋아하는 메뉴였습니다. 하지만 맛만 좋은 게 아닙니다.
먹기 전에 누룽지 쇼(?) 같은 게 있어서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고, 그 타이밍에 스마트폰을 자연스럽게 들어서 찍게 됩니다.
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방문하는 고객의 단계별로 공략하는 메뉴가 있고, 그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콘텐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관점에서 역으로 추적을 해보았는데요.
“꿔바로우 맛집” 이 키워드 하나를 제대로 공략해서 첫 손님을 모십니다. 첫 손님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면서 다양한 차원의 맛을 경험하게 합니다. (쉽게 전파할 수 있는 스토리로)
가위로 잘라주는 서비스를 하면서 객단가가 좀 더 높은 두 번째 추천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줍니다. 그 메뉴에서는 또 다른 감각적인 경험을 준비해서 맛의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TV 출연 기념으로 이벤트를 하면서 좀 더 비싼 음식을 평소보다 많은 혜택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평소에도 특별한 날과 계절에 이벤트를 종종 하고 있고요. 객단가를 점점 높여가며 반복해서 매장에 방문할 명분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3번 이상 식당에 방문하면 그 고객은 단골이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혼자 오지 않고, 스토리를 전달해 줄 이 식당을 모르는 친구까지 데려 오는 단골이 됩니다. 제 친구가 그랬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기 전에 이런 셋팅이 되어 있다면 그 다음 바이럴 되는게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요?
(함께 보면 좋은 글-> 프랜차이즈 확장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마케팅 하기 전에 차별화를 위한 질문들
차별화시키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커머스, 서비스업, 외식업에서 콘텐츠와 고객 경험 설계를 기반으로 차별화하는 사례를 지난 1주간 일상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위주로 관찰하고 돌아다니는 제 관점에서 보고 정리한 것인데요. 다른 관점에서도 차별화 포인트들은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고, 다르게 해석할 여지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관점을 사업에 응용할 포인트가 있다면, 아래 질문을 바탕으로 한번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이커머스
1. 왜 나에게 사야 하는가?
2. 제품 외에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가?
3. 제품 설명법을 영상으로 제작할 수는 없을까?
4. 고객이 대화 나눌 커뮤니티를 만들 수는 없을까?
5. 내가 판매하는 제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서비스업
1. 내 서비스를 받고 고객이 기억할 키워드는 무엇인가?
2. 그 키워드가 고객의 기억에 남기 위해서 어떻게 멘트를 구성할 것인가?
3. 키워드가 고객의 정서와 감정으로 연결될 수 있게 돕는 행동, 제품은 무엇이 있는가?(시원함->멘솔 샴푸)
#외식업
1. 제공하는 음식의 맛을 고객이 다양한 차원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2. 위의 방법을 활용해서 고객이 의식적으로 지키는 먹는 절차가 존재하는가?(이런 이런 순서대로 드세요
3. 다 맛있지만, 이 메뉴를 먹기 위해서 우리 집에 와야 한다고 내세울 메뉴가 있는가?(가성비+스토리)
4. 그 메뉴에 포커스를 맞춰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가?
5. 그 메뉴를 맛 본 고객에게 추천해 줄 깜짝 메뉴가 존재하는가? (추천받아먹었을 때, ‘와’ 소리 나오는)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